북한 2차 핵실험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결의안 마련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선박에 대한 화물 검사 시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이 결의안 초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문화일보 5월29일자 1·11면 참조)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9일 미국과 일본이 한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국에 배포한 대북 제재결의안 초안에 ‘북한 선박 등에 대한 화물 검사를 시행할 때 필요한 모든 수단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표현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선박 검사 시 무력행사를 허용하는 조항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핵, 미사일 관련 물자 및 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 공해상에서의 선박 탑승 검사를 포함, 북한을 오가는 모든 화물을 검사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의 행사를 허가하고, 모든 유엔 가맹국이 이를 행사하도록 요구한다’고 돼 있다.

이와 함께 탑재한 화물에 의심이 가는 항공기의 경우 영공 통과를 금지하도록 가맹국에 의무화하는 조항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결의안에 이 같은 표현을 넣는 것에 대해 중국이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이 강경조치를 제안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요미우리는 미국과 일본이 마련한 초안에 ‘유엔 헌장 7장에 따라 행동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유엔 헌장 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 파괴, 침략행위를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41조와 42조에 명시하고 있다. 41조는 비군사적 제재이고, 42조는 군사적 제재 조치와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결의 1718호는 ‘유엔 헌장 7장에 따라 행동하고 41조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고 돼 있으나, 새 결의안에서 41조라는 개별조항을 언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대응까지 허용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셈이다.

유엔 안보리가 유엔 헌장 제7장을 원용해 특정국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경우, 41조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하고 그래도 효과를 보지 못할 때는 추가 결의안 채택을 통해 42조 등으로 넘어가게 된다.

결의안 초안에는 이 밖에 금융 제재와 관련해 가맹국이 자국 금융기관에 북한 ‘외국무역은행’ 및 ‘조선대성은행’과의 거래 계좌 보유를 금지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