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속에 오는 6월 결산을 앞둔 은행들이 잇따라 고금리 후순위채권과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최고 연 8.5%의 금융상품까지 등장해 주목된다. 이들 채권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인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금리 시대 대안 투자상품으로 눈길을 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상품이 장기투자를 해야하고 은행에 문제가 생겨 채권 권리행사시 순위가 뒤로 밀리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저축은행은 오는 25~27일 연 금리 8.5%인 후순위채 150억원 어치를 판매한다. 이번 후순위채의 만기는 5년3개월로 3개월에 한번씩 이자가 지급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한다면, 3개월마다 21만25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소 청약금액은 1000만원으로, 100만원 단위로 청약이 가능하고 경기저축은행 본·지점과 교보증권 영업점에서 접수한다.

농협도 오는 28일까지 전국의 농협중앙회 영업점을 통해 연 금리 5.9%의 후순위채를 7000억원 어치 판매한다. 만기는 6년으로 최소 1000만원부터 100만원 단위로 청약할 수 있다. 이자지급 방식은 두가지인데, 3개월마다 받거나 만기에 원금과 함께 받는 방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만기에 이자를 지급받는 경우 이자에서 발생한 이자 덕분에 실효수익률이 6.03%까지 올라간다는 게 농협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8일부터 6월5일까지 전국 각 영업점에서 연 금리 5.95%의 하이브리드채 7000억원 어치를 판매한다. 투자자들은 최소 1000만원부터 청약할 수 있으며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받게 된다.

이번 하이브리드채의 만기는 30년이지만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중간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측은 대개 5년이 지나면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 중도상환이 이뤄지는 게 관례라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개월마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퇴직자 등 이자소득으로 생활을 꾸리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순위채나 하이브리드채는 최소한 5년 이상 장기투자 해야 하고, 채권 권리행사 때 순서가 일반 채권보다 뒤에 있는 만큼 발행한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