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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일 발표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해집단의 반발에 밀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 의료법인), 일반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등 핵심 안건이 상당 부분 누락돼 있는 데다 일부 방안의 경우 구체성이 결여돼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 명운을 건 ‘야심작’ = 정부가 이날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발표한 배경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하지 않고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1%에 불과했지만,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3%에 달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내에서 서열을 매겨보면 ‘꼴찌에서 두번째’인 29위다.

반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위다. 선진국이 될수록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해 아직 충분히 높지 못하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제위기가 강타하면서 모든 국가가 직면한 ‘발등의 불’이 고용 문제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고용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7.6%로 제조업(16.8%)의 3배를 넘는다. 서비스업을 활성화하지 않고는 고용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고, 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어설 방법도 없다는 뜻이다.

서비스업은 ‘내수 산업의 꽃’이다. 서비스업 선진화는 한국 경제가 대외 변수에 따라 종속되는 ‘천수답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는 의료 부문 선진화방안의 상당수가 누락되는 등 핵심 내용이 상당 부분 빠져 있다. 당초 지난 3월 발표하려다가 관계 부처의 반발과 이익 단체 등의 저항에 부딪혀 5월로 발표를 미뤘음에도 이해집단 간의 이견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오는 10, 11월까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여부 등을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때까지 결론을 낼 수 있을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업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비(非)산업적, 비(非)경제적 이유로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업 선진화의 핵심인 의료와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들 분야 종사자는 높은 윤리의식과 사명감으로 단단히 무장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다. 따라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할 경우 서비스업 선진화가 어려운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간 문제일 뿐 한국이 나아갈 방향은 서비스업 선진화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서비스업 방안은 이해집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핵심 내용이 상당 부분 빠진 데다 일부는 구체성이 부족해 ‘장밋빛 청사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