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후폭풍으로 28일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가 1300선이 무너지면서 향후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2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05년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문화일보가 대신·삼성·우리투자·현대증권(가나다 순) 등 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SI 후폭풍에 따른 증시 투자 전략을 진단한 결과 주요 증권사들은 금융시장이 SI 충격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기조 등 환율 안정 요인이 우세한 가운데 증시가 급상승한 데 따른 조정 측면이 SI 공포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SI가 치료가 가능하고 국제사회가 발빠른 공동대응으로 과거 사스 때처럼 글로벌 증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SI 영향 등으로 2분기(4~6월)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추가로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피지수는 1200~125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기술적 지표의 과열신호가 부담이 된 가운데 SI 공포가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됐다”며 “미국 금융주의 향방 등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대외 악재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임권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일 평균이동선 등 주요 지지선 이탈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5월 이후 미국 금융주 및 제너럴모터스(GM)처리 방안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긍정적인 요인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도 “4월 후반으로 가면서 국내 경기가 이미 저점을 통과했다는 확신과 미국 경기의 저점을 지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어 증시의 재상승이 예상한다”며 5월 주식시장의 예상 지수를 1250~1450선으로 제시했다.

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