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공포가 뺨에 키스를 하는 레바논의 전통적 인사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SI가 아직 레바논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레바논의 오랜 전통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칼리페 레바논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누군가를 만났을 때 서로 키스를 해서는 안된다”며 “인사를 할 때 상대방 뺨에 키스하는 관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칼리페 장관의 이날 회견은 국민들에게 SI 전염을 차단할 수 있는 예방조치를 알려주기 위해 소집된 것이었다.

레바논 정부는 ‘키스 인사 금지’ 외에도 몇 가지 SI 전염 예방조치를 추가로 권고했다. 감기에 걸린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쉬게 하라거나, SI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 여행을 피하라는 것 등이 내용이다.

레바논에서는 아직까지 SI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레바논 정부가 인사 방식까지 간섭하면서 SI 전염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스라엘 때문이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남성 2명이 SI 환자로 확인됐으며, 2명의 의심환자가 추가로 발생해 검사를 받고 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