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서고 미국 경제는 또 한 번 휘청인다.”

AP통신이 미국 정부가 4년여에 걸쳐 작성한 ‘최악의 팬데믹 시나리오’를 입수해 28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인플루엔자 확산 사태가 절정에 달할 경우, 전체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최대 9000만명의 미국인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중 1000만명 정도가 병원으로 이송될 것이며, 이 중 150만명은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각지의 학교들은 임시 휴교에 돌입한다. 각 병원의 수용 능력은 한계치에 달해 학생들을 실어 나르던 통학 버스들은 학생 대신 환자를 가득 실은 ‘임시 진료소’로 변신하게 된다. 거리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고, 통근자들은 대중교통을 피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회사로 이동하게 된다. 회사내 회의도 대면 접촉 대신 화상 회의로 대체하게 된다.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는 또 한 번 충격에 직면하게 된다. 팬데믹이 덮칠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최대 5.5%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전체가 ‘재앙’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작성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인플루엔자 확산에 대비해 다량의 치료제를 비축해 놓는 등 나름의 대책을 완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나리오의 입안에 관여한 마이클 리빗 전 미 보건장관은 “정부가 지난 2005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사태 및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를 계기로 재난 대비를 더 철저히 했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3년 전에 직면했던 때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