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이어 미국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올지를 놓고 미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망자 발생 여부에 따라 미 정부의 SI 대응 방법이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1, 2일이 중요할 전망이다. 여기에 그동안 미국에서 발견된 SI 감염 사례 68건 중 45건이 뉴욕에서 발생해 뉴욕이 ‘제2의 SI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미국 SI 사망자 발생 여부 초긴장 = 미 보건당국은 미국에서 SI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재 조사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주 검시관들이 28일 최근 사망한 변사자 2명에 대한 정밀 부검에 착수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두 명의 변사자 중 한 명은 지난 25일 사망했고 그의 증세가 SI와 비슷했다.

멕시코에서 사망한 SI 환자들이 대부분 20~40대의 젊은층이었던 것처럼 이 변사자도 33세였다. 45세의 다른 변사자는 지난 22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SI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 뉴욕 SI 초고속 확산에 비상 = 뉴욕에선 SI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제2의 SI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온 후 S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세인트프랜시스고교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등에서도 감염 의심 사례들이 발생했다. 뉴욕시는 25일 퀸즈의 세인트프랜시스고교 학생 8명이 첫 감염 사례로 확인된 이후 27일에는 그 수가 28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28일에는 17명이 추가로 S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 학교와는 별개로 브루클린의 성인 여성 한 명과 브롱스의 소년 한 명이 SI로 입원했다”고 말했다.

또 “세인트프랜시스고교 인근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도 82명이 아픈 것으로 나타났고 맨해튼 어퍼웨스트의 다른 학교에서도 6명이 검사를 받고 있다”며 “감염이 의심되는 대부분의 가정과 교사들에 대한 검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뉴욕에서 SI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이날 “멕시코 외의 다른 지역에서 SI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가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 SI로 오바마 국내 문제 첫 시험대 올라 =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SI 초기 대응이 효과적이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예비적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석상에서 한 얘기는 몇 마디뿐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SI와 관련해 의회에 15억50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 지출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