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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라이제이션 비비드 드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의 ‘사바사바치킨’ 동서울대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주방을 들어서면 한쪽에 사장 장익동(40)씨가 붙여놓은 글귀가 눈에 띈다. 그는 주방을 드나들 때마다 이 문구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3전4기 끝에 안정을 찾은 현재에 안주하려는 자신을 다잡는다. 주방 한구석의 10여년된 4칸짜리 업소용 냉장고 역시 보물이다. 곰장어 포장마차를 하면서 170만원을 주고 중고 냉장고를 장만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려울 때 기억을 지키기 위해 그는 창업 당시 본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낡은 냉장고를 그대로 가져왔다.

종업원이 7명이나 되지만 장씨는 아직도 가게 앞을 청소하는 일과 화장실 청소만은 손수 하고 있다. 그는 “하루 2, 3시간 자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게을러졌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도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 두 가지 일만은 무조건 직접 한다”고 말했다. 가게를 연 직후인 2006년 봄부터 인근 상인들을 설득해 매달 30만원씩 모아 지역의 어려운 결손가정을 돕는 일 역시 생활의 한부분이다.

우여곡절 끝에 음식 장사를 시작했지만 하려면 제대로 배우고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3월부터는 을지대학교의 외식사업과 최고경영인 과정에 다니기 시작했다. 장사에 지친 몸으로 공부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대학 다닐 때보다 열심히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먹는 장사나 할까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직접 겪어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며 “변화하는 고객들의 기호를 빨리 파악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저 내 가게에서 장사해봤으면 좋겠다’는 꿈을 이룬 그에게는 얼마 전부터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돈을 모아 6600㎡(2000평) 규모의 실버타운을 짓고 재활센터를 마련해 소외되고 어려운 노인들을 보살피고 싶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그는 50세까지 10년간 열심히 일해 1000억원을 벌 생각이다. 막연한 꿈이 아니라 국제로타리 클럽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 정형외과 원장 등과 차근차근 구체적인 실현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성남=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