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며 딸 정연(34)씨와 사위 곽상언(38) 변호사에 대해서도 계좌 추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특별한 혐의는 없지만 국내에서 불법적인 자금이 송금된 내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친형, 아들, 조카사위 등에 이어 거의 모든 가족 구성원이 검찰 조사대상이 된 셈이다.

21일 검찰 관계자는 “지난 2006년에 노 전 대통령의 딸과 사위가 해외에서 국내로부터 송금받은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좌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외환송금 거래 내역 자료 등을 확보하는 등 노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하지만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의 계좌에 대해서는 추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제공한 600만달러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관리해온 자금의 흐름에 노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관련돼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검찰은 권 여사와 건호씨, 그리고 조카사위 연철호씨 이외에 다른 가족의 혐의나 의혹을 포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씨와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2003년 2월 결혼했다. 사법시험 43회 출신인 곽 변호사는 지난 2004년 2월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국내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지만 같은 해 10월쯤 미국 뉴욕대(NYU) 로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또 결혼 전 영국 대사관에서 약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연씨도 결혼 후 남편의 유학기간 함께 미국에서 머물렀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곽 변호사의 유학자금과 생활비 명목 등으로 국내에서 송금된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