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속도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측도 법적 대응을 준비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달아 노 전 대통령을 방문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를 보였던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15일 오전 8시 비서관들이 평소처럼 출근하고 청소를 하는 등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14일 오후 6시쯤에는 수십명의 카메라 기자들이 사저를 주시하고 있는데도 노 전 대통령 내외가 뒤뜰에서 10여분간 산책을 하기도 했다.

김경수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은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한 조치나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은 노건호(36)씨의 사저 방문여부에 대해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방문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14일 오후 봉하마을에서는 사저 출입차량과 취재진간 대낮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날 추격전은 오후 12시15분쯤 사저에서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와 권양숙 여사가 부산지검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타고 갔던 차량으로 추정되는 은색 스타렉스 승합차 등 2대가 동시에 빠져나오면서 시작됐다. 취재진은 승용차와 승합차에 누가 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 3대로 뒤따라갔고 20여분간 진영신도시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시속 90㎞ 이상으로 달리면서 뒤따르던 취재차량이 사고가 날 뻔했다. 이들 차량은 비서관과 사저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타고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각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비해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예행연습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김해 = 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