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게이트’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게 될까.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권 여사가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1일 검찰 조사를 받은 권 여사에 대해 “조사 당시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경우에 따라 신분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권 여사가 사법처리의 직접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특히 ‘노무현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이 13일 권 여사에 대해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법무부 장관이 직접 권 여사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향후 검찰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권 여사가 2007년 6월 말 당시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만달러를 아들 노건호씨에게 전달했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적용될 수 있고 외환관리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권 여사가 실제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일단 100만달러의 실제 ‘주인’을 권 여사나 노건호씨가 아닌 노 전 대통령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검찰은 권 여사를 ‘피의자’로 판단하게 되면 자칫 자신에게 쏠리는 혐의점을 벗어나기 위한 노 전 대통령의 ‘작전’에 말려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