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노건평), 아들(노건호), 부인(권양숙), 조카사위(연철호)에 처남(권기문)까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계속 늘어나고있다. 한때 든든한 후원자였던 박 회장이 로비와 관련,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노무현 패밀리’가 수난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특수관계 때문에 향후 수사에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4일 노 전 대통령의 처남 권기문(권양숙 여사의 막내동생)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지난해 2월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500만달러의 사용처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와 권씨간에 자금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에 권씨를 불러 6시간 동안 건호씨와 자금 거래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건호씨와의 자금 거래와 관련된 자료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인 권씨는 1973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우리은행 부산 범천동지점장, 주택금융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노 정부 시절 은행 내에서 초고속 승진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으며,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연루된 사건에서 부산 지역 건설업자인 김상진씨가 우리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참고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박 회장 관련 수사에 처남인 권씨마저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불명예를 입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도 이미 5명이 조사를 받았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