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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건넨 600만달러에 대해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5년 동안 박 회장의 사업에 대한 ‘포괄적 지원’을 한 대가로 뇌물이 건네졌다는 게 검찰 내부의 판단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재임 중이나 퇴임 후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로 기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가 자신과 무관한 돈이며, 퇴임 뒤 이 돈의 실체를 알았다고 강변하고 있어 법정에 가기도 전에 수사 단계에서부터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뇌물수수’사실상 결론 = 검찰은 지난해 말 이미 박 회장으로부터 ‘놀랄만한’진술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자신에게 100만달러를 먼저 요청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말에는 “아들과 조카사위를 도와달라”며 500만달러를 요청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도 청취했다. 검찰은 그 뒤 2개월여 동안 박 회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관련 자료와 정황 증거를 수집하는 데 ‘올 인’했다.

검찰은 지난 2007년 6월29일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네진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네진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를 내세워 ‘부인이 박 회장에게 돈을 요청해 받아서 쓴 것’이라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달러’로 10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틀만에 10억원 환전→전달→노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 출국’ 등 4일 만에 돈 전달이 가능했던 것도 현직 대통령의 ‘직위’가 아니면 쉽지 않은 정황이라는 점에서 검찰이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이유다. 500만달러의 경우에도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해명과 달리 사실관계에서도 점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이 돈의 수혜자이자 자금 운영의 ‘키’를 쥐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이든 가족이든 뇌물죄는 받은 것만 확인되면 기소가 가능하다”며 “대가가 당장 실현되지 않더라고 ‘수뢰 후 부정처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찰, 어떤 증거 내세울까 =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인과 지자체장 등이 모두 박 회장의 진술로 구속된 것은 그만큼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도 뒤집어지지 않을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면 노 전 대통령이 먼저 돈을 요청한 정황을 보여주는 박 회장의 측근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의 진술과 통화내역 및 금융계좌, 뇌물 전달 전후로 태광실업 뭉칫돈이 빠져나간 회계자료 등을 ‘물증’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