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냉정하고 절제된 대응을 강조해온 중국은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행위를 비난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데 대해 내심 만족스러워하면서도 차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 의장 성명으로 북한의 로켓발사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보고 6자회담 재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예쑤이(張業遂)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13일 의장성명 채택과 관련, “중국은 안보리의 북한 제재 결의는 물론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도 반대해왔다”며 “관련 국가가 대국적, 장기적인 안목으로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의장성명 채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그동안 안보리의 대응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및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14일 오후 예정된 정례브리핑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신화통신과 반관영 통신사인 중궈신원(中國新聞) 등 중국 언론들도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발표 내용을 해석없이 전달하고 있다.

중국의 관심은 이제 6자회담 재개로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냉각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북한이 6자회담 틀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등 6자회담을 조기에 성사시켜 금융위기라는 호재를 맞아 펼치는 전방위 대국외교에 더욱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것 자체에 내심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도 원하지 않으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주변국들에 대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중국이 강경한 내용의 안보리 의장 성명을 수용한 것은 중국의 권유를 무시한 북한에 대한 불쾌감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