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이들과 검찰의 ‘악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 측근비리 의혹 등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이른바 ‘친노 386’인사와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 ‘부산·경남(PK) 인사’,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후원자 그룹’ 등 3그룹으로 분류된다.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은 서갑원 의원 등을 합하면‘측근 비리 릴레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실상 측근그룹이 두루 망라돼 있다. 특히 과거 검찰 수사에서 구속을 피해간 이광재 의원도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돼 결국 구속되면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중 ‘구속 1호’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기록했다. 최 전 비서관은 2002년 대선 당시 SK그룹 등으로부터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22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구속됐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386’측근들이 걸려들었다.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며 참여정부의 실세였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광재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의원은 검찰에 구속되지는 않았다.

강금원 회장도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관한 것이 드러나 사법처리됐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대전지검 특수부 수사를 받고 있어 다시 검찰과의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2003년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충북 청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박연차·강금원 회장과 함께 ‘후원자 3인방’으로 알려진 정화삼씨도 지난해 세종증권 매각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등 ‘후원자그룹’은 사실상 모두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 재임중이던 2007년 국세청 로비 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윤재 전 비서관과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국세청장 인사 청탁과 함께 1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표적인 부산 경남 출신 측근인사로 꼽힌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