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피겨의 여왕으로 우뚝 선 김연아의 숨은 1등 공신은 어머니 박미희씨만이 아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거론조차 되지 않은 아버지 김현석(52)씨도 김연아를 묵묵히 뒷바라지해 온 숨은 공로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씨가 딸에게 처음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게 하고 지난 13년간 코치, 매니저, 운전기사 등 ‘1인 다역’을 수행했다면, 아버지 김씨는 전지 훈련비, 개인 코치비, 아이스링크 대여비, 의상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감당하며 딸의 선수생활을 떠받쳐왔다.

김씨는 아내에게 맡긴 김연아의 전지 훈련 등 대외 활동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는다. 이미 10년 넘도록 지켜왔다.

김씨는 도금 관련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때 번창했으나 지난 IMF 외환위기때 직격탄을 맞아 김연아가 활동을 포기해야할 정도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김연아가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왔을때, 김씨는 “연아가 국제 무대가 아닌 국내용이었으면 벌써 그만두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딸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컸다. 아버지 김씨는 어머니 박씨와 달리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언론 보도를 꺼려왔기 때문.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김연아의 성격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고 호리호리한 체형은 신장이 1m80㎝인 아버지 김씨를 닮았다. 이미 1m64㎝까지 자란 김연아는 아버지를 닮아 더 자랄까봐 걱정이다. 신장이 너무 크면 체력소모가 많고 중심선이 불안해 미적인 요소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어릴때부터 독한 구석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김씨는 “피겨스케이팅에선 체중 조절이 가장 중요한데, 연아는 다른 아이들처럼 몰래 화장실에서 초콜릿을 먹는 등 군것질을 하지 않았다”며 “어릴때부터 밥 한 공기를 주면 반을 덜어냈을 정도로 딱 ‘그만큼’만 했다”고 전했다.

김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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