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9·고려대)가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진정한 ‘피겨퀸’의 반열에 올랐다.

김연아는 2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76.12점) 점수를 합쳐 총점 207.7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의 점수는 아사다 마오(일본)의 기존 최고점(199.52점)을 무려 8.19점이나 끌어올린 대기록이다. 김연아는 2002년 도입된 신채점방식 체제하에서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특히 ‘피겨퀸의 눈물’이 휴일 아침 전 국민의 가슴을 흔들어놓았다. 김연아는 시상식 자리에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리는 순간 코끝이 발갛게 물들면서 이내 닭똥 같은 감격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 장면이 TV를 통해 클로즈업되자 서울역 등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각 지하철역, 식당 등에서 환호하던 시민들은 김연아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회사원 김주현(24)씨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나도 따라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인터넷 포털의 뉴스 댓글을 통해 열광하는 반응을 보여 김연아가 한국민들 사이에 ‘희망의 상징’으로 부상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조애니 로셰트(캐나다·191.29점)와 안도 미키(일본·190.38점)가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김세찬기자 sec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