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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대회에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는데…”

어이없는 자책골에 한참을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그리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3개월만의 국가대표 복귀전.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황재원(28 · 포항 스틸러스)은 2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후반 7분 자책골을 기록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이라크 선수보다 먼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무엇보다 허정무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해 동아시아대회(2월)를 앞두고 황재원을 전격 발탁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30일 칠레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여자친구와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동아시아대회 도중 홀로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황재원은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시고 다시 기회를 주신만큼 열심히 뛰었다”면서 “동아시아대회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는데 오늘도 실수를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90분 동안 단 한 번의 실수였다. 비록 자책골로 연결됐지만 황재원은 경기 내내 공중을 장악했다. 자책골도 이라크의 프리킥이 조명 때문에 시야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나왔다.

황재원은 “나름대로 안정성 있게 경기를 운영해 만족한다”면서 “자책골은 공이 라이트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머리에 잘못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강민수와 호흡도 괜찮았다. 포항에서 스리백을 써서 걱정했는데 민수가 많이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남은 것은 4월1일 북한전이다. 정대세(가와사키)를 비롯해 홍영조(로스토프), 문인국(4.25)으로 이어지는 스리톱을 막기 위해선 황재원의 활약이 필수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정대세(가와사키)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바 있는 황재원이다.

“북한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전반을 보고 경기장으로 출발했다”는 황재원은 “정대세, 홍영조가 위협적이지만 정대세를 막은 경험이 있다. 오늘 실수를 뉘우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