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가 ‘에이즈 도시’로 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1면 톱기사로 워싱턴 D.C 주민의 최소 3%가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나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결과 워싱턴D.C의 12세 이상 주민 가운데 15,120명(10만명당 2,984명)이 AIDS감염자나 HIV보균자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심각한 수준(1%)’으로 여겨지는 단계를 훨씬 뛰어 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워싱턴D.C의 HIV/AIDS 감염자 수는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06년 당시 1만2천428명보다 22%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쉐넌 헤이더(Shannon L. Hader) 워싱턴 HIV·AIDS담당국장은 “이같은 비율은 서아프리카보다 높고, 우간다와 케냐 일부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HIV/AIDS 감염의 가장 큰 원인은 남성 동성애자간의 성관계(36.9%)로 나타났고, 이성애자간의 성관계(28.1%), 주사 약물사용(18.2%)등 다양한 형태의 전염과정에 의해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흑인 남성의 7%가 HIV/AIDS에 감염돼 AIDS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집단으로 지목됐고, 히스패닉 남성(3%), 흑인여성과 백인여성이 각각 2.6%순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HIV/AIDS 감염자의 61%는 자신의 감염사실을 알고서도 성관계를 맺어 온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HIV/AIDS 감염인구의 연령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로 워싱턴D.C에 거주하는 40~49세 주민 10명 가운데 1명이 감염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워싱턴D.C 주민들은 면역체계를 손상시키는 질병과 노화가 결합된 만성적인 의료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증가추세에 있는 HIV/AIDS 감염인구가 D.C의 보건의료 체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국립보건원의 앤서니 포치(Anthony Fauci) 전염병 담당국장은 “AIDS가 소수자 공동체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할 때 매우 우울한 소식”이라면서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감염검사를 받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