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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로부터 핵탄두 탑재를 위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북한은 왜 로켓 시험발사 때마다 인공위성을 쏜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일까. 북한은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명의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인공위성 발사장’에서 운반로켓 ‘은하2호’로 광명성2호를 쏘아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의 우주발사체(SLV) 실험은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한 고도의 군사용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25일 “대포동 1·2호 등에서 북한이 발사체에 주입할 추진제(연료+산화제)에 사용해온 질산계통 산화제는 미국과 옛 소련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경쟁이 불붙었을 당시 기존의 ‘액체산소’ 산화제의 단점을 보완해 군사용 장거리미사일용으로 쓰기 위해 개발한 고도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채 전 원장은 “전세계적으로 위성 발사체에는 질산계통 추진제보다 훨씬 싼 액체산소 계통의 추진제를 주로 쓴다”고 말했다. 북한은 옛 소련으로부터 스커드미사일을 도입하면서 질산 산화제 기술을 전수받아 대포동1· 2호 개발에 활용해오고 있다. 미국 등은 탄도미사일 추진제에 섭씨 영하 183도에서 액화되는 액체산소를 사용했으나 엄청난 보관비용에다 즉각 발사가 불가능한 단점을 보완, 질산 산화제를 개발했다. 질산 산화제는 발사체에 주입한 상태로 지하의 사일로(미사일 보관소)에서 상온 보관해 즉각 발사할 수 있다.

우주과학 전문가들은 북한이 1998년 발사했다고 주장한 광명성1호 위성 발사체는 중국이 1981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인 동방홍1호와 유사한 형태로 추정하고 있다. 초보적인 인공위성 기술을 보유한 북한의 로켓발사의 주목적은 지구 중력장을 이탈해 지구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추진기관(엔진기관+추진제탱크+유도제어시스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은 1998년과 2006년 시험발사때 3단 연료(1·2단 액체, 3단 고체) 로켓을 사용했으며 3단 고체연료의 지구대기 진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를 통한 미사일 개발의 편법을 택한 배경은 땅이 좁은 지정학적 한계도 지적된다. 1998년 3단 로켓의 지구궤도 진입 실패로 일본 상공을 통과해 1600㎞를 날아가 국제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위성 발사체는 발사 각도를 직각으로 세워 지구궤도 진입에 실패해도 낙하지점은 멀리 떨어지지 않게 된다. 3단 로켓에 실릴 북한의 위성 발사체의 무게는 핵탄두와 유사한 1t 안팎으로 핵미사일로 대체가 가능하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