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창립 10주년을 맞은 현대아산이 대북사업 중단으로 비상경영 상황마저 한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건설분야 수주 확대 등을 통해 경영 개선에 안간힘을 다하는 한편 금강산 관광의 조기 재개를 위해 남북 당국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4일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북사업이 중단된 이후 경영상태가 악화해 현재의 재정·인력 상황으로는 4월을 넘기기가 쉽지 않지만 비전을 잃지 않고 뛰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사건 직전 1084명이었던 임직원을 479명으로 감축했다. 남은 임직원들도 순환 재택근무, 임직원 보수 삭감 및 상여금 유보 등으로 긴축경영에 동참하고 있다고 조 사장은 밝혔다. 그러나 금강산에 이어 개성관광마저 지난해 11월말 중단되는 바람에 현대아산의 경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조 사장은 “인력을 더 이상 줄일 수 없다고 생각해 어떻게 하든 끌고 나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각오”라며 “매출규모가 2000여억원인데 손실액이 현재 930억여원이니 비상경영도 한계에 도달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대북사업의 포기나 전환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건설분야 등에서 수주를 늘리며 자구책을 강구하는 한편 하루빨리 관광사업이 재개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사업 재개가 현대아산 측의 의지만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 당국이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를 전격 선언하면서 당국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는 식으로 대담하게 나가면 북측도 호응할 것”이라며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