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확실한 패배자는 누구일까.

4일 정치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조지 W 부시(사진) 대통령’이다. 이번 선거에서 미 국민과 언론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인기가 없는 부시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AP통신도 이날 “부시는 미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가시권 밖에 있다”면서 임기 말년 부시의 처량한 처지를 비꼬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3일부터 사실상 특별한 공식행사를 갖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을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보낸 부시 대통령은 선거일인 4일 백악관에서 TV로 선거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투표 장면을 공개하는 포토세션도 갖지 않았다. 지난주 이미 우편으로 텍사스 주에 한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재임중 시행된 3차례 선거에서 텍사스 주에 가서 직접 투표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부시는 이날 62번째 생일을 맞은 로라 부시 여사를 축하한 게 전부였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부시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드러내놓고 지원하지도 못했다. 매케인이 부시와 거리를 두기를 원했던 탓이다. RCP는 “매케인은 TV 광고에서 ‘지난 8년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나는 부시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부시를 멀리했다”고 전했다. 부시와 매케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함께 공식적인 자리에 나선 시간도 12분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