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제44대 미국 대통령선거는 투표율만큼이나 후유증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오하이오주 등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주들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4일 투표소 곳곳에서 컴퓨터 오작동 등 고질적인 선거의 문제점들이 재연됐다.

◆우려되는 선거 분쟁들 =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대선과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 간 소송만 해도 수십건에 달한다. 우선 버지니아주에서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캠프가 이날 “해외주둔 중인 군인들에게 투표 용지가 너무 촉박하게 전달됐다”며 오는 14일까지 투표마감을 연장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은 신규 등록 유권자 자격 논란과 관련, 민주당 소속인 제니퍼 브루너 오하이오 국무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오하이오주는 선거인단 수가 20명인 최대 격전지라는 점에서 소송 추이가 주목된다. 이 주의 유권자 자격 논란은 새로이 등록한 20만명의 유권자들이 4일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CCP)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고발할 계획이다. 한 남성 유권자가 투표소에 ‘반(反) 오바마’ 스티커를 붙이고, “배관공 조는 무거운 세금 때문에 죽을 것”이라는 표지판을 세웠다고 협박하고 탄압했다는 게 NACCP의 주장이다. 인디애나주에 사는 18세의 한 유권자는 유권자 등록이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2008년 달라진 유권자 등록에 따르지 않고 2004년 기준에 따르자 매리언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송들에 대해 민주당측은 “투표율을 억제하려는 공화당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은 “유권자들이 부적격 투표를 할 우려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미 법무부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지연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버지니아주 체스트필드 카운티를 포함해 총 23개주 59개 관할구역에 800명의 관찰요원을 파견했다. 민주당도 플로리다주에만 5000명의 변호사를 보냈고,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 - CIO)는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 500명의 모니터 요원을 파견했다.

◆재연된 각종 선거 문제들 = 필라델피아에서는 지역 시민단체들이 투표 기계 고장을 주장했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관내 2349개 투표소 중에서 3곳을 늦게 열었고 투표용지도 잘못 만들어져 논란이 됐다.

NYT에 따르면 경합주인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스타에서 컴퓨터 결함으로 도시 주변 투표소에서 유권자 명단이 사라져 이를 찾을 때까지 아침 일찍 투표하러 왔던 유권자들이 기다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투표 안내가 영어로만 되어 있어 투표를 하러 왔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한 채 투표소를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