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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검은 10월의 마지막 ‘운명의 한주’가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대 혼돈에 빠진 가운데 풍전등화처럼 흔들리고 있는 한국경제가 이번주(10월27일~11월2일) 회생과 추락의 갈림길에 섰다. 먼저 달러 기근으로 추진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호(號)’가 이 달에 적자 행진을 탈출했는지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및 실물경제 종합대책의 내용도 주목된다.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인하와 구제금융조치의 성과, 각국 실물경제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사상초유의 금융 공황을 맞은 한국경제가 시련을 극복하고 비상할지, 아니면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운명의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10월 무역수지, 한국경제 희망을 쏘나 = 무역수지는 지난 5월의 ‘반짝 흑자(8억3000만달러)’를 빼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9월까지 사실상 10개월동안 적자행진을 거듭했다. 적자규모는 무려 151억2000만달러, 고유가가 주원인이다. 올 1~9월 원유 수입액은 69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2.4% 늘어났다. 원유수입액은 전체수입액의 17~20%에 달한다.

세계경기 둔화 전망 탓이기는 하지만 유가 하향세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경우 한국경제는 펀더멘털(경제토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에 숫자가 실망감을 안겨주면 조정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31일 자정 관세청 통관실적으로 10월 무역수지가 집계될 예정이어서 이번주말쯤이면 윤곽을 알수 있다. 공식 발표는 11월3일 오전 11시다.

◆실물경제 종합대책·금리인하 비상구 = 정부의 실물경제 종합대책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의 약발이 어떨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정부는 27일 낮 12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이 모여 청와대에서 서별관회의를 열고 실물경제 종합대책방안을 논의한다.

정부 관계자는 “전일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실물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확대편성하는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대기업 투자촉진) ▲추가감세안 ▲부동산 투기지역 해제지역 ▲주식시장 안정정책 등을 이르면 이번주에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공포심 가득한 시장이 정부 정책으로 얼마나 불안감을 떨쳐낼지 주목된다.

◆국제 금융시장 진정 및 실물경제 동향 =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월가에서의 사태진전도 이번주 중요한 고비를 맞는다. 정부는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및 2500억달러 금융회사 우선주 매입 등의 조치가 효과가 나타나면 금융위기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주말 미국에서는 3분기(7~9월) 국내 총생산(GDP) 추정치가 발표된다.

현재로서는 마이너스 성장의 비관적 전망이 유력해 상황은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연방기금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FRB가 금리를 1.5%에서 0.5%포인트 내린 1%로 조정하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각국의 통화 유동성은 한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