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한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주초 해임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사회도 내주 중 차기 사장 후보 선정작업에 들어간다.

이사회는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 본관에서 3시간에 걸쳐 임시이사회를 열어 ‘감사원의 해임 요구에 따른 해임제청 및 이사회 해임 사유에 따른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해임제청안 의결 뒤 보도자료를 통해 “정 사장은 부실 경영, 인사 전횡, 사업 위법·부당 추진 등 비위가 현저해 KBS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 감사원의 해임제청 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는 유재천 이사장을 포함해 11명의 이사 중 10명이 참석했고, 야당 성향의 이사 4명이 안건 상정 반대 등을 이유로 퇴장한 뒤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정 사장 해임제청안이 통과됐다.

정 사장은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입장문을 발표, “KBS 이사회는 사장 해임제청권이 없는데다, 안건 사전 통보 등 이사회 개최 절차상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9일 귀국 후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KBS이사회 결정사항을 검토한 후 정 사장 해임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다음주 초에는 해임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오는 13일 임시이사회부터 차기 사장 추천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차기 사장 추천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경찰 31개 중대 2500여명이 KBS 본관과 주변 현장에 배치된 채 진행됐고, 정 사장 퇴진 반대를 주장해온 PD협회 등 KBS 직능단체와 일부 노동조합원,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인사들의 이사회 저지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정 사장 배임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의 관계자는 이날 “대검 회계분석팀이 정 사장의 배임액 계산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내주중에 정 사장 사건의 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균·심은정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