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금강산에서 50대 여성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외신들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놓고 벌어진 남측과 북측의 입장차이를 구체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언론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소식을 연일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이번 사건과 관련, “가뜩이나 근본적으로 취약한 남북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설성가상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북측에 공동조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또 “남북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난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전문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한국 정부가 사건 발생의 원인과 책임을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고 북측에 요구했으며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도 남측이 북측에 이번 사건의 경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이를 비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북측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남측 정부의 입장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남측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경위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이날 “총격 사건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제안한 남북대화 재개 제의를 북한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상당수 한국인이 북한 측의 상황 설명에 의구심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는 사고를 위장한 고의 총기 발사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남북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 11일 국회 연설 직전에 이번 사건을 보고 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예정대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으로 이 같은 화해 제스처가 결국 빛이 바랬다고 전했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 이현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