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국내 수입 금지’ 방침이 한·미 정부 간 추가협상 합의의 핵심내용인 것으로 전해지자,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렸다. 촛불시위에 동참해 온 진보 성향 단체들은 “핵심을 비껴간 협상으로,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혹평한 반면 촛불시위 자제를 촉구해 온 보수 성향 단체들은 “국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해소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진보 단체들의 촛불시위와 보수 단체들의 반(反)촛불시위 공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철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안전성 보장’이라는 원칙을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하고 “30개월령 이상 수입 금지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도 “추가협상 결과 발표를 지켜봐야겠지만, 국민적 우려가 높았던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반입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문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는 것으로는 국민 건강권을 보호할 수 없다”며 “완전 재협상을 통해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을 유럽연합(EU)이나 일본 수준으로 규제하고 소 부산물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검역주권에 관련된 문제”라며 “30개월 이상 쇠고기 등이 섞여 들어올 경우 반품처리하는 내용 등을 문서화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앞서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 직후 “SRM과 검역주권 문제에 대해 어떤 해답도 내놓지 않았다”며 자신들이 제시한 7대 안전기준 준수를 재차 촉구했다.

네티즌들 간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넷포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 등에선 “(전면재협상이 관철)될 때까지 촛불시위를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를 믿고 이제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맞서고 있다.

조민진·조성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