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 타결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수입업체들 역시 자율결의를 공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그동안 원천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 사업을 지속하게 됐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사실상 ‘공이 정부에서 업계로 넘어온’ 점을 감안한 듯 “자율결의가 철저히 지켜지지 못할 경우 쇠고기 유통시장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며 긴장감도 나타냈다.

특히 자율결의의 국내 구속력 확보와 한국 수입육협의회의 공식적인 업계 대표성 확보도 수입육업체들과 우리 정부의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열 미트코리아 사장은 20일 “일단 이번 협상결과가 국민을 정말 안심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협상타결소식을 반겼다. 그는 이어 “협상결과가 공식 발표돼야 보다 자세한 언급이 가능하겠지만 한·정부의 협상 타결로 이제 공은 우리 수입업자들에게 넘어온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또 이를 감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협의회는 효율적으로 자율규제를 강제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현 수입육업체의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고 우선 규제방안으로 수입검역신고서를 협의회를 통해 제출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수입육업체들은 신고절차상 구청장 등 지자체장의 신고필증을 필히 받도록 돼 있는데 여기에 협의회의 필증도 받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방안들이 정부의 공식적인 간섭으로 비칠 경우 향후 또 다른 국제 통상마찰의 빌미가 될까 고심하고 있다.

협의회의 업계 대표성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 중 하나다. 현재 총 800여곳으로 추산되는 수입육업체중 자율규제에 동참한 업체들은 120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누구든 신고만 하고 수입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의 돌출적인 미 쇠고기 수입이 자율규제의 틀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돈육 수입업체 등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국내 외국축산물 수입업체들의 공식협의체가 2곳이나 있어 자칫 이들과의 대표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현재 협의회는 7월이전 공식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는 조만간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협의회는 자율규제 준수를 위해 정부와 함께 국내 유통과정에서 원산지 표시준수 등에 대한 자체 단속활동도 벌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업체 대표는 “협의회가 정관을 마련하고 조만간 공식 출범할 예정인데 정부 당국과 이와 관련한 의견 조율이 곧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