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경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현명한 협상(smart deal)’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16일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에서 “한국이 수십만대의 차를 미국에 수출하면서도 미국차의 한국내 수출은 수천대로 계속 제한하도록 하는 협정은 현명한 협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미 FTA를 비판했다. 그는 또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공약했고 중국의 환율문제 역시 비판했다. 오바마는 “나는 자유무역이 미국 소비자들의 돈을 절약하고, 미국 수출업자들의 사업을 일으키며, 전세계적으로 부를 확대한다고 믿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의원처럼 어떤 무역협정이든 모두 좋은 무역협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또한 “미국의 통상정책이 계속해서 특정한 이익에만 기여하도록 한다면 미국 노동자들의 이익은 계속 침해될 것”이라며 “그것은 매케인 선거운동을 돕는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에게는 합당하겠지만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것을 돕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조금을 지급받고 불공정하게 거래되는 외국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 넘쳐나도록 하는 게 자유무역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세계경제에서 엄청난 무역불균형을 만들어내면서도 수출을 증진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들을 좌시할 수 없고 외국의 무역규제가 미국산 제품에 보호장벽을 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특히 “우리는 월스트리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좋은 협상이 되도록 협상테이블에서 더 강경한 협상가들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지난달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한·미 FTA를 ‘아주 결함있는 FTA’”라고 비판한 뒤 의회에 비준동의를 받기 위해 제출하지 말고 재협상하라고 요청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17일 “오바마는 노동조합과 미국의 일자리가 외국의 값싼 노동력에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영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