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TF 직원이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고객들에게 3세대(G) 이동통신 글로벌 자동로밍 기반의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정하종기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라!’

위기의 통신업계가 성장 정체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3세대(G) 이동통신,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인터넷전화(VoIP), 인터넷TV(IP TV), 콘텐츠·융합(컨버전스) 사업 등 전방위로 뛰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업체들은 영상·데이터 통화 중심의 3G 시장 개편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3G 이용자의 월평균이용요금(ARPU)이 음성 통화 위주의 2G 에 비해 30%가량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3G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만큼 이미 이동통신시장의 대세를 형성하고 있어 3G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G 시장 창출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KTF.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3G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지난 5월말 현재 가입자 579만명을 확보, 3G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전체 이동통신시장 1위인 SK텔레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의 5월말 현재 3G 가입자 수는 533만명. KTF에 다소 뒤지지만 월별 3G 순증 가입자 추이에선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며 KTF와의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 4월 3G 무선인터넷 서비스 ‘오즈(OZ)’를 선보여 침체된 무선인터넷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OZ는 기존 인터넷을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월정액 6000원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어 기존 무선인터넷의 사용자 불만 사항을 상당부분 해결했다”고 말했다.

유선통신업계도 와이브로와 VoIP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KT는 시속 120㎞의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2006년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난 5월말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20만명. KT는 오는 10월말까지 27개 도시에서 와이브로를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T는 이달말 유선전화 번호이동 정책 시행으로 기존 전화번호로도 VoIP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VoIP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KT의 올해 VoIP 가입자 목표는 100만명 이상. 단순 음성통화뿐 아니라 각종 부가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VoIP 대신 다소 생소한 용어인 SoIP(Service over IP)를 고집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통신업계는 방송통신, 유무선 통합 추세에 발맞춰 콘텐츠·컨버전스 사업에도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정관에 아예 영화사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했을 정도. 올해초 조직개편에선 컨버전스·인터넷 사업을 총괄하는 ‘C&I비즈’라는 별도의 회사내회사(CIC)를 뒀고 지난 2월말에는 오픈마켓 쇼핑몰 ‘11번가’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엔 국내영화 ’원스어폰어타임’의 투자·배급을 맡아 영화 사업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KT그룹은 총 500여억원을 투입해 싸이더스FNH, 올리브나인 등의 콘텐츠 업체를 인수했으며 각종 게임·영상 투자펀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P TV 사업의 성패가 결국 누가 얼마나 많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로 귀결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인수된 하나로텔레콤은 KT를 누르고 현재 IP TV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태. 하지만 최근 고객정보 유출사건의 직격탄을 맞고 사업 확장이 거의 올스톱됐다. 이 사건의 그늘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 성장궤도로 다시 진입하는 게 이 회사의 최대 현안이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SK텔레콤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