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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정권이 들어섰지만 통신업체들은 여전히 규제의 무게를 절감하고 있다.

물론 새롭게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전보다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인터넷TV(IP TV) 법령 정비 등 이전의 정통부·방송위원회 구도에선 거의 실현 불가능했던 정책들이 추진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의견 수렴에서 법령 개정까지의 과정 역시 길고 험난하기 때문에 통신분야 규제 완화를 체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는 게 통신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최근 불필요한 정부의 개입을 줄여줄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 신고시 요금인가제 절차 개선, 자의적 정책 요소 경감 등 규제 개선 건의안을 제출한 것. 통신업체들은 건의서에서 “유·무선 음성전화망의 접속요율이 1분에 1원 변할 때마다 사업자별로 연간 200억~300억원의 손익이 달라진다”며 통신사업자들끼리 망을 임대해주고 대가를 산정하는 도매요금 결정에 자의적인 정책요소가 개입되는 것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개정, 도매요금 산정에서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정하고 접속요율은 사업자간 자율로 결정하되 협의가 안될 경우 제3의 전문기관을 통해 확정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제안했다.

또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했을 경우 이유를 불문하고 최고경영자(CEO) 등 회사의 주요 임원이 자동으로 면직되는 건 과잉 규제라며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시장정체, 경쟁 격화, 정부의 저소득층 이동통신 요금감면 정책 추진 등의 요인으로 경영상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며 이를 경감하는 차원에서 출연금, 전파사용료 등 정책성 비용을 줄여줄 것을 건의했다.

위피 관련 정책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과거 정통부는 지난 2002년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민관협동으로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규격 ‘위피’를 개발한 뒤 이를 휴대전화에 의무 탑재토록 했다. 그러나 위피 의무 탑재의 효용성이 점점 떨어지면서 무선인터넷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통신업체의 자유로운 비즈니스 활동을 막는 또 하나의 규제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