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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통신이 융합(컨버전스)되는 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방송과 통신 영역의 각기 다른 규제 체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정립하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촉진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달려 있습니다.”

김상택(45·경제학과) 이화여대 스크랜튼대학 학부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서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보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설립한 새 정부의 시각은 일단 맞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방통위를 설립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아니고 방송과 통신 두 영역이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통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학부장이 생각하는 방송통신 융합모델의 성공사례는 어떤 것일까. 그는 교육 콘텐츠를 예로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학생들에게 동일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 뒤 사용자들이 올린 각각의 질문에 대해선 거의 실시간으로 응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방송의 영역이며 맞춤형 질의응답 시스템은 통신의 영역이라는 것. 교육방송(EBS)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제공했던 과거의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김 학부장은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교육 콘텐츠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며 앞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과 통신 진영은 방통 융합 과정에서 자신의 것만을 지키려 하지 말고 상대방의 영역에서 좀 더 큰 사업 기회를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이런 점을 부각시키며 정책을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학부장은 정보통신 산업 육성을 위해 청와대의 조정기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과거 같으면 정통부에서 정보통신 관련 규제와 진흥 정책을 모두 맡아 일관성 있게 처리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방통위와 총리 산하 내각에 속하는 지식경제부 쪽으로 규제와 진흥이 나누어져 조정기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통신업체들의 해외 진출과 관련, “진출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성공 가능성은 극히 떨어진다”며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영국 보다폰도 영연방 지역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대영제국의 식민지 운용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