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 묻어나는 편지는 쓰는 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효과를 수십, 수백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명동 거리에서 ‘사랑의 편지쓰기 캠페인’을 여는 최강식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대화수단으로서의 편지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총장은 “요즘은 가족끼리의 대화가 예전과 견줘 매우 적다”면서 “가족끼리도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등 기본적인 의사 표현을 쉽게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자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진심을 전달하기 쉽기 때문에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 총장은 “서로 심하게 싸우면 자존심 때문에 말을 못 꺼내는 경우가 많지만 편지는 상대적으로 쉽다”며 “종이에 적힌 편지를 읽으면서 쌓였던 앙금이 순식간에 풀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쁨을 나눌 때도 편지로 하면 더 크게 나눌 수 있다”며 “컴퓨터나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느낌”이라고 편지 예찬론을 펼쳤다.

최 총장은 “요즘 사람들은 문자로 의사를 전달하더라도 대부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e메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디지털 수단은 나름의 유용성은 있지만 종이에 적힌 편지에 비해 너무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고 정성이 깃들지 않은 것이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쁜 현대 사회에서 서로 대화할 기회가 적은데 각종 기념일만이라도 가족들끼리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따뜻하게 유지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의 편지쓰기 캠페인은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 벌써 4회째를 맞았다. 최 총장은 “그동안 거리에서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호응이 좋았다”며 “편지가 연애 방식의 주 매개체였던 중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깊은 감동을, 학생과 청년층에게는 신선하고 애틋한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그동안의 행사를 평가했다.

그는 “우리 시대 사람들이 부모님 또는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하고 또 그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는 매우 많았지만 표현 수단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편지 쓰기 행사 외에도 캠페인 장소에서 각종 재료를 준비해 나만의 편지지 만들기, 종이 카네이션 만들기를 진행하고 즉석 사진 찍기 행사도 같이 진행한다.

최 총장은 “5월은 가정의달로 어버이날뿐 아니라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이 있다”며 “부모님뿐 아니라 스승, 자녀, 배우자 등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