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생들 사이 광우병과 관련한 유언비어성 괴담이 급속하게 유포되자 교육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전국 시·도 교육감을 긴급 소집해 계기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광우병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교과부가 지난달 15일 학교 자율화 차원에서 계기수업 지침을 폐지하겠다고 나선 만큼 계기수업 지침을 다시 지시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김도연 교육기술과학부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을 긴급 소집, 미국산 쇠고기수입 파동 등에 따른 ‘학교 혼란’ 대책 회의를 연다. 교과부 장관이 일선 학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감을 직접 소집하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김 장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긴급 회의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문가 등의 자료를 토대로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은 자료를 만들어 시·도 교육청별로 특별 계기수업을 실시하고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고 시위에 나서거나 촛불집회에서 안전사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도활동을 강화하며▲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5·17 휴교설 등에 대해 잘못된 정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등의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터무니없는 ‘휴교설’이 나도는가 하면 사회 현상을 둘러싼 터무니없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정부로선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생들이 집회에 참석하지 않도록 생활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광우병으로 괜한 불안감을 갖지 않게 특별 계기수업을 하도록 시·도 교육감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전문가를 초빙해 교사를 가르치고 3단계로 특별 계기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생활지도 차원에서 600여명의 장학관·장학사 등을 집회에 참석케 해 학생들에게 귀가를 독려할 예정이다. 한편 교과부가 계기수업 ‘지침’을 각 시·도 교육감에게 내릴 방침이 알려지자 교육계에서는 “교과부가 학교 자율화 지침을 내놓은 지 한달도 안돼 다시 옛날 버릇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유 학교자치연대 대표는 “교육감을 소집해 광우병 계기수업 하라고 한다면 앞으로 일이 터질 때마다 일선학교는 교과부만 쳐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