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고객 600만명의 개인정보를 주도적으로 유출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의 핵심 키워드인 ‘텔레마케팅 아웃소싱’에 업계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과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업계가 텔레마케팅 아웃소싱과 개인정보 이용의 합법적 범위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선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와 기업의 효율성(텔레마케팅 아웃소싱)사이에서 ‘법적균형’을 명확히 잡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경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 사용한 혐의로 박병무 전 사장 등 하나로텔레콤 전·현직 임직원 22명을 형사입건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텔레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개인정보를 넘겼고 약관에 고지한 개인정보 활용 범위를 넘겨 융합(컨버전스) 상품(J은행의 신용카드) 고객을 모았다.

경찰의 발표가 있자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개인정보 유출에 앞장선다며 집단소송에 이어 불매·해지운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업 현실상 비용 절감을 위해 텔레마케팅 아웃소싱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아웃소싱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망법에선 통신업체 본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점의 경우 고객이 위탁점이 명시된 약관에 동의했다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탁점이 영업을 재위탁하는 일은 제3자로 봐서 불법이다. 그러나 경찰은 통신회사 본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점에 넘어간 개인정보도 제3자 제공이어서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제3자의 범위를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방통위(구 정보통신부)는 통신회사 본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위탁점의 경우 고객이 취급과 위탁에 대해 동의하고 인터넷에 고지할 경우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통신회사 본사에서 가입자 유치행위를 전부할 수는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