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나무를 도려내고 새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과감히 접근해야 합니다.”

김광두(61)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21일 “모든 규제개혁에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따른다”며 “우선순위를 정한 뒤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규제타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선 모든 규제를 절차를 규정하는 행정적 규제, 환경·위생 등에 관한 사회적 규제,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경제적 규제 등 3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이중 직접적인 비용을 유발하는 행정적 규제를 규제혁파의 최우선순위로 지목했다.

그는 “행정적 규제는 민생과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일단 규제를 혁파할 경우 그만큼 빠르고 쉽게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핵심적인 규제내용을 구체적으로 리스트업한 후 과감하게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금산분리 완화 등 각종 경제적 규제에 대해선 정밀한 분석을 통해 다소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며 “학원 24시간 영업제한에서 볼 수 있듯 각종 사회적 규제도 경제적 규제와는 구분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규제개혁의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규제의 영향에 대한 치밀한 분석 없이 단기적인 목표달성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난 정부에선 규제개혁위원회 등을 통해 각종 규제에 대해 건별로 심의했으나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모든 규제마다 부처간 또는 이해당사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어정쩡한 타협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제로베이스 차원에서 모든 규제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며 “꼭 필요한 규제도 일몰규정을 두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정부가 집중해야 할 규제개혁의 대상으로 공공부문을 꼽았다. 그는 “세계에서 잘된 나라치고 공기업이 많은 나라는 없다”며 “지난 정부에서 진전이 없었던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부문 규제완화와 관련해 그는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미국식 금융시스템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사실상 무너진 상태”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감독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실정에 맞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