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오전 한나라당 탈당파들이 대거 입당한 서울 여의도 미래한국당에서 당원들이 ‘친박연대’라는 당명 벽보를 붙이고 있다. ‘친박연대’로의 당명변경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적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정하종기자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박근혜 전 대표)계 의원들이 당외에서 세력을 결집함에 따라 총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미래한국당(옛 참주인연합)에 입당해 ‘친박 연대’로 개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친박계 내부에서도 ‘한반도 대운하 반대’를 공동 공약으로 내걸지의 여부를 두고 벌써부터 이견이 나오는 등 ‘단일 대오’가 제대로 유지될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게릴라식 정치’계획 = 현재 친박계 공천 탈락 의원들의 활동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규택·엄호성 의원은 미래한국당으로 입당해 이를 ‘친박 연대’로 바꿀 계획이다. 19일 오전 입당한 서청원 전 대표와 홍사덕 전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지난해 대선당시 참주인연합 대선 후보였던 정근모 전 명지대 총장은 아직도 미래한국당에 평당원으로 남아있으나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는 상태다. 김선미 의원은 탈당했으며 정식 당 대표는 과학자인 조욱연 박사다. ‘친박 연대’로 개명하는 방안과 관련,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상 특정인을 지칭하는 이름을 정당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유기준, 이해봉, 박종근, 이경재 의원 등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유기준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무소속 연대의 좌장역할을 맡고 있다”며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같은 선거공약과 구호 등을 사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활용에 능숙한 박 전 대표의 특성을 감안, 이들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한 뒤 ‘게릴라식 인터넷 정치’를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사이트를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사이트를 통해 각 출마자 사이 교류와 연대를 펼쳐나갈 방침이다.

◆ 모이긴 모였지만… = 무소속 출마자들은 일단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것을 공동 공약으로 내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래한국당은‘대운하 반대 공약’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택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운하는 아직 한나라당이 추진하지도 않고 있는 공약”이라며 “우리 당은 대운하 반대 공동공약에 참여치 않을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미래한국당과 친박 무소속 출마자들 사이에 벌써부터 ‘이견’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들이 원내 진입에 성공한 뒤 다시 ‘친박’의 이름으로 결집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측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기에 결국은 다시 친박계가 뭉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친박계 내부에서도 이번 공천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보여준 소극적 태도에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