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4개월된 남자아이가 친고모에 의해 납치됐다 하루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14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강동구 둔촌동 한 아파트에서 생후 14개월된 홍모군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경찰은 홍군이 사라졌던 당일 오전 홍군의 어머니가 위층에 사는 홍군의 고모인 시누이 홍모씨와 커피를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아들이 사라졌다는 진술을 토대로 홍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홍씨로부터 “조카를 유기하려고 올케에게 일주일치 우울증약을 커피에 타서 먹여 잠들게 한 뒤 조카를 데리고 경기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길가에 두고 왔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홍씨는 경찰에서 “나는 여자아이를 임신했다 유산했는데 올케가 아들을 낳아 질투를 느꼈다”며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아버지를 사설 보호소에 보낸 것에도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홍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홍군 어머니의 소변 등의 성분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 홍씨가 가지고 있던 우울증약과 동일한 성분이라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경찰은 홍씨에 대해 약취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홍군은 성남시 수정구의 한 길가에서 주부 이모(49)씨에게 발견돼 경찰에 의해 복지시설에 위탁됐다 경찰의 미아입력 조회에서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