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14일 ‘전략공천’지역에 대한 지도부간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공천작업에 가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후보등록일(25~26일)까지 갈 길이 멀다.

특히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공천배제가 이미 확정된 비리 전력자 ‘선별구제론’에 대해 “해당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일축해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천탈락자들의 반발도 갈수록 거세져 당은 ‘공천후유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박재승 위원장과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3인간 합의가 필요한 전략공천 대상지는 서울 종로, 중구, 서대문을, 서초갑, 강남갑, 충북 보은·옥천·영동 등 20곳으로 알려졌다. 박경철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는 “박 위원장은 20개 지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상천 대표 측은 “박 대표는 11곳 외 지역은 합의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박 대표는 국창근 전 의원 등 구(舊)민주계 출신들을 전략공천하기 위해 호남 지역 5곳을 전략공천지로 선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천 미확정 호남 지역구 21곳에서 구민주계 출신들이 상당수 배제될 경우 구 민주계와 구 열린우리당계 간에 ‘공천갈등’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금고형 이상 비리 전력자 일부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도 공천 갈등의 ‘뇌관’이 될 것 같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심위 전원회의에 앞서 ‘금고형 이상 배제기준이 전략공천에도 지켜지느냐’는 질문에 “공심위라는 독립 기구에서 마련해 결정한 기준인데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더 이상 얘기하면 해당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억울한 한 마리 양을 전략공천을 통해서라도 구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 일각의 온건론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현역 의원 15명 탈락에 따른 ‘후폭풍’도 이어졌다. 이인제 의원이 이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신중식, 이상열, 채일병 의원 등 구민주계 의원들은 오는 16일 탈당파 원외위원장 20여명과 함께 ‘민주평화연대’라는 무소속 연대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근식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했으며, 이상민 의원도 “반드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에 공천이 확정된 정병옥 후보에 대해 “한국과학재단 감사 시절 여러 비위사실이 인정돼 도덕성에 치명적 하자가 있는 인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경기 광명갑에서 탈락한 이원영 의원은 공천이 확정된 백재현 후보에 대해 “광명시장 재직시절 230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이 감사원에 적발돼 현재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재심청구 의사를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초경합지역 40여곳에 대해 이번 주말 1, 2위 간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