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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제일 긴 지류인 홍제천이 원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가 홍제천 일대를 ‘제2의 청계천’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자연생태 하천으로 되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상가 헐고 수변공원 조성 = 종로구는 12일 홍제천 종로구간(4.86㎞)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제2의 청계천’ 사업의 1단계로, 옛 신영상가 및 아파트(신영동)를 철거하고 여기에 수변공원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가와 아파트 주변의 노후건물들이 하천변을 차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홍제천 복원공사에 돌입할 경우 붕괴 및 도시미관 저해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이번 복원사업에는 신영상가와 하천변 상가 5개동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소공원과 산책로를 조성한 뒤 제방까지 손질했다. 또 교량 안전점검에서 E급 판정을 받았던 30년 된 신영교를 새로 놓아 주민들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천 양쪽에는 기존의 회색빛 밋밋한 콘크리트 옹벽 대신 생태환경을 최대한 살리는 블록을 설치, 폭 20m 길이 300m 구간을 환경친화적으로 꾸몄다.

◆2009년까지 세검정검문소 이전, 저류(貯流)시설 신축 = 종로구는 2단계로 연말까지 홍지동에 위치한 세검정검문소를 복개부지 바깥으로 이전 신축할 계획이다. 검문소가 홍제천 바로 위에 있어 우천시 강 흐름을 방해하면서 상류지역에 침수피해를 불렀기 때문이다. 구는 12억원을 들여 검문소를 옮기고 그 자리의 복개부분을 철거한 뒤 하천 본모습을 되살린다.

또 1단계 복원때 철거된 신영상가 뒤쪽의 불량주택지를 매입해 지하에 3만6000㎥ 크기의 저류시설을 2009년까지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이 대형 물저장고로 홍제천의 홍수를 예방하고 늘 물이 흐르도록 해 건천화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지상에는 공원처럼 잘 꾸며진 수변녹지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당초 사업비 218억5000만원 전액을 지원키로 했던 서울시가 최근 일부(90억원)만 지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 곤란을 겪고 있다. 종로구는 일본 등 해외 선진사례를 수집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저류시설 설치 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방침이다.

◆맑은 물과 폭포도 복원 = 홍제천 수질개선을 위해 EM(Effective Microorganisms·유용 미생물군) 발효액을 계속 투입하고 있다. 효모균, 유산균 등 인간에게 유익한 80여종의 미생물 집단을 배양한 EM 발효액은 탈취제나 합성세제에 비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뚜렷한 정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 부암동에 있던 동령폭포와 구기천 생태연못도 각각 2009, 2010년까지 원래 모습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송치윤 종로구 치수방재과장은 “강 바닥의 천연암반을 그대로 살려 최대한 자연상태를 보존한 점이 홍제천 복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종로에서 서대문, 마포를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홍제천 13㎞ 구간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