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현 북한산), 우이동 계곡 등이 인접해 있어 자연환경이 뛰어난 서울 강북구가 자전거구로의 변신을 위해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다. 올해 구정목표를 ‘자전거 타기 쉬운 동네’로 정하고 전용도로를 확대하는가 하면,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아파트단지 곳곳에 만들고, 수유동에는 대형 자전거주차장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각종 자전거사업에 45억2700만원의 예산도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강북구지역 도로들이 여유 차로폭이 없고 보도가 협소한 경우가 많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북구는 차로폭을 축소해 자전거도로를 낼 수 있도록 경찰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 화계사길 올해 자전거도로 신설 = 강북구는 올해 보람빌딩앞 교차로에서 우이3교까지 화계사길 1㎞에 자전거도로를 개설한다. 교통행정과 이천주씨는 “기존 차로의 폭을 3m로 줄인 뒤 남는 폭 2m에 자연친화적인 녹색포장도로를 조성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북구는 이밖에도 가오리길과 강북중학교 길에 자전거도로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한천로. 강북구는 2007년 번동사거리에서 월계2교 사거리(1.74㎞) 구간 6차로를 5차로로 줄이면서 자전거도로를 추진했다. 그러나 경찰의 반대로 두번 보류됐다. 경찰측의 입장은 한천로는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데다 여유차로폭이 없어 차로축소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강북구는 서울시내 도로가 사람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경찰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무료 자전거타고 ‘일상생활’=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편리하게 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강북구의 핵심사업이 바로 ‘무료 자전거무인대여소’이다. 지난 1월 번동 주공5단지 관리사무소 앞에 30대 규모의 무료대여소를 설치했으며, 연내에 번동 주공2·3단지에도 각각 50대 규모의 대여소가 들어선다.

김장호 교통행정과장은 “앞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 공공장소, 역세권에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확대해 2010년에는 시민들이 강북구에서 서울의 모든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1000대 규모 대형 자전거주차장 건설 = 강북구는 수유동 229-30 일대에 3층 규모의 대형 자전거주차장(1000여대 주차가능)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주차장은 물론, 세차장, 무상수리센터, 부속품판매소 등을 갖춘 토털 서비스센터로 ‘자전거의 요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강북구 관계자는 주차장이 원활하게 건설될 수 있도록 지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자전거주차장은 번1동과 미아역에도 건설될 예정이다.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통학할 수 있도록 지난해 신일중·고교, 수송중, 영훈중에 이어 올해 강북중을 자전거시범학교로 지정했다. 이들학교에는 구청에서 자전거보관소, 공기주입기 등을 설치해주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자전거를 무료로 보급한다.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자전거를 타면 교통난 해소와 함께 맑은 공기 보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며 많은 주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