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국회 부의장(한나라당)은 29일 “당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정치를 해 왔다”며 “나이가 공천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당선의 1등 공신인 이 부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을 둘러싼 공천 논란과 관련, “공천은 나이가 아니라 비리연루 여부, 당 기여도, 의정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공심위에서 공천 배제 주장이 나오는데.

“마음이 조금은 편치 않다. 나이 많은 사람은 무조건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의원을 오래 한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유권자들이 판단해 준 것이다. 만약 잘못 했다면 정치를 오래할 수 없다. 그간 조심하고 열심히해 왔다. 이번에 대통령 특사로 일본에 다녀 왔는데, 경륜 있는 중진이 정치권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고령과 다선이 공천 배제 이유가 된다고 보는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당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 말을 한 사람 중에는 지난 17대 때 한나라당 공천심사를 하면서도 같은 말을 한 사람이 있다. 현역 교체가 가장 많았던 국회가 17대였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 중진 중에 비리가 있거나 당에 기여하지 않거나, 활동을 안 한 사람은 당연히 공천이 힘든 것이다. 그렇다고 나이가 많다고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능력과 경륜이 있는 중진들은 소중한 자원이다.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역할이 주어줘야 한다.”

-부의장 때문에 다선 고령 의원들의 교체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난 권력에 전혀 뜻이 없다. 또 그럴 입장도 아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서울시 간부들과 커피 한잔 마셔본 적이 없다. 지금도 공천부탁하려고 사람이 오면 야단치고 내보낸다. 체면보고 그냥 해주는 척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형인 내가 국회의장이나 당대표를 할 수 있겠느냐. 이번 공천도 내가 신청한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 당을 수습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당의 원로이자, 정치선배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천에도 난 전혀 개입하지도, 할 수도 없다. 뭘 할 수 있겠느냐.”

-공천 신청을 취소할 생각은 없나.

“그런 생각은 없다. 나이가 많다고 물러나라는 것은 맞지 않다.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공천기준에 그런 것이 없지 않으냐. 사무총장 2번, 정책위의장 2번 하면서 열심히 했고, 문제가 없었다. 검찰로부터 전화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뚜렷한 국가관을 가지고, 자신을 살피지 않으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정치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