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에 내정된 김성호 전 법무장관은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잔뼈가 굵은 특수수사통이다.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이 대통령 모교인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특수부 검사 시절부터 동고동락했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무장관 재직 당시 “분식회계 자진신고 기업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친기업적 성향이 새정부의 ‘코드’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김 내정자는 노조 불법투쟁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 법무장관 사퇴 이후 재단법인 ‘행복세상’을 설립해 경제친화적 법질서 확립을 위해 애썼다. 법무장관 사퇴도 김 내정자가 이 대통령이 연루됐다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수사에 대해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하면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며 노무현 정부와의 시각차를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에서 따온 ‘김폴레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저돌적인 추진력도 이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이 대통령도 주변의 권유로 김 내정자를 만난 뒤 “어쩌면 내 생각하고 그렇게 똑같냐”면서 호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김 내정자를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임명하려고 했지만, 내부에서 참여정부 장관 출신이라는 반대가 나오면서 막판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금융거래의 실체와 추적’이라는 저서를 낼 정도로 경제지식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경남 남해 출생 ▲부산 브니엘고, 고려대 법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원, 건국대 대학원 법학박사 ▲제16회 사시, 사법연수원 6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 서울지검 특수2부장, 춘천·청주·대구지검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차관급), 법무장관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