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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가 서울숲 옆에 110층 짜리 초고층 랜드마크를 세우려는 계획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11일 성동구(구청장 이호조)에 따르면 서울숲 인근 삼표레미콘 공장부지에 현대·기아차그룹의 초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유치하려는 구의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GBC는 전세계 58개국에 영업망을 갖춘 현대차그룹의 해외 마케팅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본부 컨트롤 타워에 해당하는 핵심시설.

특히 이 일대는 최근 한화건설과 대림산업이 전국 최고 분양가로 입주자 모집을 개시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서울의 맨해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현대 GBC가 그 상징적인 랜드마크 노릇을 하게될 전망이다.

구는 현재 서울시립대에 의뢰해 진행중인 개발 타당성 조사용역이 끝나는대로 오는 4월쯤 주민을 상대로 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구는 지난달 한국초고층건축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의 청사진 = 성동구가 공개한 현대차그룹측 개발제안을 보면 지상 110층, 지하7층(연면적 40만9919㎡) 가운데 지하 1~4층은 자동차 테마파크, 지상 3~4층은 문화예술 공연장, 4~16층은 연구개발(R&D)센터, 17~70층은 오피스텔, 71~109층은 호텔, 109~110층은 스카이라운지(전망대 및 놀이시설)로 구성된다. 전세계로부터 드나들 해외 바이어와 영업 담당자들이 상담을 벌이며 본사 교육도 받고 숙식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설인 셈이다.

한강변 수상교통과 지하철을 연계하는 3.3㎞의 모노레일을 깔아 분당선 뚝섬역과 서울숲, 한강공원을 순환하게 한다는 지역 개발전략도 제시했다.

또 한강과 서울숲, 응봉산을 잇는 무지개 다리 및 탐조대를 설치해 철새를 보면서 강과 숲을 즐기게 하고, 강변북로 진입로에는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휠처럼 대관람차를 만들어 지역명물로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을 펼쳤다.

한강에는 수중분수를 쏘아올려 이곳을 지나는 유람선과 강변 출퇴근 드라이버들에게 레이저쇼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한강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혜시비 불식할 공익창출의 지혜 필요 = 성동구가 그리고 있는 이 장밋빛 꿈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도시계획 변경이다. 대상부지에 초고층빌딩을 올리려면 현재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된 용도를 ‘상업지역’으로 바꿔야 한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측에 300억원 가량의 개발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구는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 이를 지역사회로 환원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현대측과 협의중이다. 또 일부 국·공유지 매각문제도 해결돼야한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성수동1가 683 3만2137㎡중 현대제철이 2만2924㎡를 소유하고,나머지 9213㎡는 국·공유지이다.

성동구청은 고용창출과 세수확보를 위해 모든 행정절차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가되 모든 시비를 사전차단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쪽도 사회 이익환원 등 최선을 다할 용의가 있지만 ‘특혜’란 단어의 첫 글자도 듣기 싫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대상부지로 그동안 해외를 포함해 여러 곳을 검토했다”며 “새 정부의 적극투자 요청에 부응해 여건이 맞을 경우 이왕이면 국내에 대형빌딩을 신축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오는 6월쯤 서울시에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를 제시할 계획이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