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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구로공단의 칙칙한 이미지를 푸른 녹색 이미지로 단번에 바꿔줄 서울 구로구 항동 푸른수목원 조성사업. 3단계에 걸쳐 129만여㎡(39만2000여평)의 대규모 녹지가 만들어져 푸른 빛을 발할 터이니 지역주민들이 설렐만도 하다. 하지만 서울 유일의 수목원 조성사업이 예산 조달이 계속 늦어져 주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 건설교통부 손떼 예산조달 차질 = 현재 푸른수목원 1단계 조성사업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10만809㎡(3만540평) 규모로 사업을 시작한 상태. 2005년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되는 등 절차를 완료했고, 2007년부터는 토지보상이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보상률은 46%로 186억원의 서울시 예산을 투입하여 29필지에 대해 보상을 마쳤다.

구로구에 따르면 건교부는 당초 수목원 예산의 70% 지원을 약속했는데 중도에 지원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본래 항동지역 그린벨트와 관련한 지원사업으로 시작했는데, 수목원 조성을 위해 연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예산이 중단되다보니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근에 25년동안 살았다는 주민 전인숙씨는 “항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오지였는데 서울 유일의 수목원이 들어선다고 해 마을잔치까지 했다. 사업이 계속 늦어진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올해 예산 47억원 책정 = 건교부가 중도하차하자 서울시가 난감해졌다. 서울시가 올해 편성한 수목원 예산은 47억원 정도. 구로구와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수목원 인근 주민 황경애씨는 “이왕이면 정부가 지원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서울의 첫 수목원이라고 하니 서울시가 보다 큰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수목원 1단계 사업비가 추가로 25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로구는 최근 서울시의 신임 푸른도시국장이 수목원 현장을 둘러보고, 진척상황을 점검한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산림 우거진 서울의 새 명물로 = 수목원 1단계 사업은 산림·식물원지구, 습지·계류식물원지구, 입구 광장 및 휴게편의시설, 기존산림 및 저수지지구 등 4개 구역으로 개발된다. 산림·식물원지구에는 사색의 숲, 휴양의 숲, 생태의 숲, 자연탐방로, 화목원 등이, 습지·계류식물원지구에는 초화원, 산책로, 습지, 계류원, 휴게광장, 주차장 등이 각각 들어선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푸른수목원이 시민의 소풍공원으로, 심신을 달래는 안락한 휴식처로, 건강을 다지는 산림욕장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지역특성에 맞는 아이템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 수목원 주변 문화재인 ‘주막거리객사’(옛날 인천, 제물포 등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오거나, 상인들이 오고가면서 머물렀던 곳)를 복원해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또 전철1호선 오류역이나 천왕역에서 수목원까지 연계되는 레일을 깔아(현재 천왕역에서 수목원까지 일부 폐철로가 있음) 레일바이크를 운행하고, 레일바이크를 타고 수목원 여기저기를 관광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