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인권, 여성, 부동산, 조세, 물류, 중소기업…. 대학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를 위해 다양한 특성화 전략을 내놓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일부대는 학부나 대학원 특성과 연계해 특성화 효과를 배가시키는가 하면, 또 일부대는 지역특성과 연계된 방안을 내놓으며 지역과 대학의 ‘윈-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학부특성화를 살려 = 대학들의 로스쿨 특성화는 학부 특성화와 연계하는 것이 대다수다. 연세대는 공공·비즈니스·의료분야 특성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경영과 의학분야에 강한 대학특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연극영화과에서 예술문화계 인사를 다수 배출해온 중앙대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문화법 전문 법조인 양성을 주력할 방침을 세웠다. 평소 ‘Spirit(지식)·Skill(능력)·Service(섬김)·Strength(심신)’ 등으로 무장한 여성 리더십을 강조해온 숙명여대는 로스쿨에서도 아동,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나 복지분야의 전문 여성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립대로서 로스쿨 유치에 뛰어든 서울시립대는 국내 최초로 설립돼 현재 국내 유일의 4년제 학과인 세무학과의 강점을 살려 조세 전문법조인 양성을, 42개국의 언어를 배우는 학과가 있는 한국외국어대는 국제분쟁해결 전문 법조인 양성을 특성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37년간 부동산학과(1972)를 운영해온 건국대는 부동산분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교육연구중점대학으로 지정된 영남대는 인권분야, 국내 최초로 기록정보 과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해온 명지대는 지적재산권분야를 특성화하는 등 대학들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학부특성화와 최대한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 지역과의 윈-윈 = 학부뿐만 아니라 지역산업체나 지역문화와 연계된 로스쿨 특성화도 주목된다. 경제특구지역인 인천에 위치한 인하대는 물류전문 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갈수록 늘어날 것에 대비해 서해안 물류중심지를 꿈꾸는 인천의 발전전략과 발맞춘 것이다. 지난해 경기 용인시 죽전면으로 캠퍼스를 옮긴 단국대는 경기도에 있는 정보통신(IT) 중소기업들과 연계해 IT분야를 특성화분야로 정했다. 이들 기업들과 관련 법정책 합동연구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같은 경기도에 위치한 아주대는 중소기업들의 창업부터 노무, 재무, 합병, 기업양도, 해외진출 등 모든 분야 법률서비스를 위한 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이들 기업에 무료로 법률을 상담해주는 ‘중소기업법무센터’를 열었다. 전라남도 광주에 있는 조선대는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등 문화중심도시로 육성된 지역적 특색을 바탕으로 한 문화법 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등, 대학들은 지역산업이나 문화와 연계한 특성화로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로스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용상 로스쿨 비대위 공동상임 집행위원장은 “다양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취지에서 본다면 대학들이 특성화에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면서도 “하지만 성공적인 특성화를 위해서는 특성화 영역산업과의 협력 활성화와 지나친 정원규제 완화 등 제도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