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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소음이 심한데다 반대편으로 가려면 영등포역을 거쳐 철로를 건너야만 갈 수 있습니다. 소음과 통행의 불편함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한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김모(43)씨의 민원성 하소연이다.

서울 영등포구가 경부선 철로가 지나가는 대방역~신도림역까지 3.3㎞ 구간에 데크(일종의 지붕)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등포 지역은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교통 중심지와 물류 집산지로 자리잡았다.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방림방적과 경성방직, 크라운맥주, 동양맥주 등 굴지의 굴뚝 공장들이 들어서 있었다. 주변에 군소 공장들이 모여들면서 영등포구는 거대한 공업지대를 형성하며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 속에 과거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경부선 철도가 이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되면서 지역민들의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영등포구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도는 구 전체 22개동 중 영등포2, 3동과 문래1, 2동, 당산1, 2동, 양평1, 2동, 여의동 등 9개동과 경부선 북쪽지역 영등포1동과 도림1, 2동, 신길1~7동, 대림1~3동 등 13개동을 갈라놓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공간구조와 교통체계가 단절돼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고 있는 철로가 도심내부의 불필요한 물류비용과 교통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 도시의 균형적인 종합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과 교류의 어려움으로 인해 주민들 간에 지역적 이질감이 생기고 소음 등 환경문제가 심각한 민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는 이같은 문제가 나타나자 경부선 철도 상부공간을 데크화하기로 하고 그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3월중 발주할 계획이다.

데크화는 기존철도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철도상부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철도상부 공간 데크화를 통해 공원과 녹지, 주차장, 상업시설, 업무시설, 공공시설, 도로, 전시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도부지 상부를 입체 개발하는 이 사업은 그 비용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건설교통부는 기존철도를 데크화한 선진국 사례가 없고 사업비가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이어서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으냐는 의견을 영등포구에 전달했다.

김형수 영등포 구청장은 “사업비가 많이 들고 해외에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지역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검토도 하지 않고 그만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국내외 유사사례 수집, 민간자본유치를 비롯한 재원조달방법 등 최적의 안을 마련해 건교부와 코레일 등 중앙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