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경제학) 서강대 교수는 26일 경제정책포럼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 조세정책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과거의 확대 재정시대를 종료하고 재정을 축소하려고 노력하는 세계적인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당선자의 정책은 여전히 총론적인 접근에 그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노무현 정부 들어 국민 세금부담은 연평균 6.42% 늘었고 정부 지출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 연평균 증가율이 7.25%였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채택된 각종 정책들은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3배 이상 높은 선진 복지국가들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복지지출은 지난 7년간 정부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인 8.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연평균 12.1% 증가했고 행복도시, 혁신도시 건설 등 낭비적인 대형 국가 프로젝트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착수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당선자의 재정정책 공약에선 확고한 정책 방향을 읽기 어렵다”면서 “특히 지출부분에 대한 공약 내용은 상세하지만 세입부분은 10%의 예산절감을 통해 세수입을 확보한다고 한 것 이외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산의 10% 절약이라는 공약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결국 국민 세 부담을 높이지 않으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게 재정 세제 개혁정책의 핵심”이라며 “재정과 세제의 개혁은 고령화 문턱에 있는 향후 수년간이 기회가 될 것이며 이때를 실기하면 빠른 노령화 추세로 인해 활력을 잃고 조로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는 특히 예산을 절감하면서 공무원 감축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교수는 이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 들어 인건비 지출이 77.7% 늘어났으며 비대한 조직으로 투명성과 낭비성이 누적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공무원 수는 동결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던 과거의 건전재정기조와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