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큰 피해가 발생한 충남 태안지역에 이번 주말 하루 5만~6만명 안팎의 자원봉사자가 일시에 몰릴 것으로 전망돼 방제장비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민·관·군은 물론 기업, 종교계와 학생 등 개별 자원봉사자까지 합해 이번 주말에 하루 최고 6만명가량이 방제작업을 위해 몰릴 경우 60t 정도의 유흡착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안군의 현재 인구(6만 7000여명)에 맞먹는 자원봉사 인력이 일시에 몰려드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전국의 유흡착포 생산공장을 총동원해 하루 46t을 생산토록 하고 생산 즉시 태안으로 이송토록 독려하고 있다. 또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해상방제에 동원된 어선에 공급하던 유흡착포의 배부를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혁수 해경 대책본부 오염방제 국장은 14일 “오늘 오전 현재 58t의 유흡착포가 확보돼 있고 외국에 요청한 유흡착포가 계속 들어오면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집에서 헌 옷가지 등을 가져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갑이나 마스크, 장화, 방제복 등은 계속 확보는 되지만 곧바로 현장에 지원되기 때문에 여유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태안군은 홈페이지(www.taean.go.kr)를 통해 자원봉사 희망자에게 “물품이 모자라 개인용품 지급이 어렵다”며 “장화와 장갑, 마스크, 비옷, 헌 옷가지 등은 직접 준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고발생 다음날인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연인원 9만5000여명이 태안을 찾아 방제작업에 구슬땀을 흘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봉사자들의 발길이 태안으로 향하고 있다. 9일 7337명이 방제지원에 나선 데 이어 10일 6120명, 11일 1만1233명, 12일 1만6010명, 13일 2만1563명으로 인원이 점차 늘어났으며 14일에는 3만3118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는 미리 태안군 등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1만5000여명은 군청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현장을 찾아 방제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태안 =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