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특검법안과 수사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 여부를 둘러싸고 국회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한나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석 점거로 불발된 국회 본회의는 12일 오전까지도 개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본회의가 열려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더라도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토록 돼 있어, 13일부터는 표결을 강행하려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이를 막으려는 한나라당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12일 향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등에 대해선 ‘BBK사건’ 수사 검사 탄핵소추 필요성을,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해선 BBK 특검법안 직권상정 필요성을 설득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19일 대통령선거에 앞서 두 안건을 처리함으로써 BBK 사건에 대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연루 의혹, 또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시키겠다는 것이다.

최재성 신당 원내 공보부대표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BBK 수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법안과 수사 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대표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등을 상대로 탄핵소추안 공조처리를 위한 설득에 박차를 가하고, 임채정 의장께도 특검법안 직권상정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원내지도부는 표결에 대비, 대선 유세에 필요한 최소인력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신당은 이날 검찰이 BBK 사건에 대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며 관련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수사 검사에 대한 10가지 탄핵 사유를 담은 보도자료를 내놨다.

그러나 임 의장이 BBK 특검법안 직권상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특검 도입에 찬성하는 여타 정당들도 수사 검사 탄핵소추안 처리엔 소극적이어서, 신당의 원내 전략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상열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수사 검사 탄핵소추는 특검을 통해 소추 요건이 확인돼야 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검사 탄핵 여부는 나중에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선 막바지에 정국 대치로 국회 파행을 초래하는데 대한 국민 여론의 흐름도 살펴야 할 입장이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